*원판/한국어판으로 본 것은 둘 다 각각 따로 명기. 원어만으로 표기된 것은 원전을 봤다는 의미임.
620. <
Stumbling on Happiness>, 한국어판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Danial Gillbert, 김영사 08/10/06
일전에
이런 농담을 한 지 근 일년 만에 다시 본 것이었는데,
내 유머감각은 여전히 그 맥락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또 같은 구절에서 웃어재끼고 말았다.
끊임없이 다음을 생각하는 당신의 뇌가 놀라운 속도로 문장의 다음 내용들을 예측하고 있다는 사실을 당신은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뇌가 형편없는 예측을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은 아보카도이다.
위 문장의 마지막 단어를 보며 깜짝 놀랐는가?
놀람surprise은, 우리가 예기치 못한 것과 마주쳤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중략) '놀람'을 통해 우리는 그 직전의 순간에 우리가 어떤 기대를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앞 문단의 끝 무렵에서 당신이 깜짝 놀랐다는 것은, '그러다가 뇌가 형편없는 예측을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은...'이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당신의 뇌가 그 다음에 접하게 될 단어에 대해 합리적인 예측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당시 뇌는 '순간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은'이라는 말 뒤에 슬픈, 어지러운 또는 놀라운 등과 같은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 대신 아보카도라는 과일 이름을 보게 되었고, 그래서 놀랐던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에 놀라는 것은, 그 순간 우리가 경험한 것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자신이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음에도 말이다.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한국어판 1부 전망 p.33
색 글씨는 내가 첨언한 것이고, 중간의 아보카도는 원래 본문에서 강조 표시되어 있다.
이 책을 한 문단으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 저자는 이처럼 "인간의
상상력이 그의 미래 감정을 얼마나
부정확하게 예측하는지 자세히 기술"한 후에,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통하여 얻게 되는 "다른 사람의 실제
경험을 사용하여 자신의 미래 감정을 예측하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밝히며, 마지막으로 개인이 자신이 특별하다고 믿는 인간의
일반적인 경향성이 사람마다 매우
다양한 감정적 경험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을 초래하여, 다른 사람의 경험을 대용한다는 것이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
결국 다른 사람의 경험이야말로 우리의 미래 감정을 예측하는 데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우리가 서로 얼마나 비슷한지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믿을 만한 방법을 거부하고 대신, 흠도 많고 오류도 많은 우리의 상상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정리해낸다.
대니얼 길버트씨가 나에게 선서한 최고의 선물은 나에게
가십에 대해 다른 각도로 생각할 여지를 제공했다는 것인 듯 하다. 더불어
이오쟁패라던가논쟁과 같은 에너지와 시간을 심히 쓸데없이 대량으로 소모하는 듯이 보이는 타인의 행위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관찰해야겠다는 각성을 촉구하는데 심심한 도움을 주었다. 이 아저씨의
개그 센스는 무척 탁월하니 웃고싶을 때 보면 좋은 듯.
621. <
경제학의 향연>, 폴 크루그먼, 부키 08/10/07
이 책이 아마 중간이었지 싶다. <
자기 조직의 경제>, <
The Great Unraveling>, <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
Pop internationalism> 까지 시리즈로
울면서 보아야 했는데 그 이유를 떠올리자니 또 눈가에 습기가 차오른다(
아버지께 개기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다). 저 아저씨가 노벨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도중에 들었다는 것과 내 사촌이 P모 대학에 같다는 것 외에는 나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 보였던 크루그먼씨, 이름이 왠지 낯익어서 한참 생각하다 어느 날 퍼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더러운 고시빠가 된 후 한참 울면서 공부했던 <
International Ecomonics: Theory & Policy>의 저자 중 하나였다는 걸 알고 경악했다. 그 뒤로 한 동안 열심히 스토킹하고 보니 고등학교 때 이를 갈며 공부했던 경제지리와 이 분이 노벨상 받은 경제지리학이랑 분과가 같다는 걸 알고 또 prz...
며칠전 조선일보를 보다가
심봉사 눈 뜨듯 화들짝 놀랐던 기사에 나온 신교수가 지난 9월 말에 프린스턴에서 있었던 대담 <
Crisis on Wall Street>을 진행했던 기억도 나면서 거기에
Paul Krugman이란 이름을 가진
눈이 부리부리하고 수염이 부슝부슝한 아저씨가 나왔던 기억도 났다. 이 사람이 이 사람이었어…. 크루그먼씨의 신작에 뻘건 표지를 바탕으로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는데 그건 걍 재껴도 된다는 소릴 들어서 어찌 생긴지도 모르고 "이 사람이 이 사람이래!"라고 호들갑 떨었다가 ㅄ 된 흑역사가 있다prz...
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아저씨 호감가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입담 하나는 인정하고 들어감. 무엇보다
까는데 이렇게 지능적으로 탁월한 일가견이 있는 사람은 내가 읽어본 경제학 저자들 중에서는 가히 천연기념물급인 듯 하다(
읽어본것이별로없어서그렇게생각하는것일지도). 어찌나 화려한 입담인지 케인지언에 대해서는
엉?; 이란 반응을, 합리적 기대론자들에 대해서는
이 분들이 그렇게 찌질했나염ㅉㅉ 같은 동정심을 일게 하였음. 동시에 매우 극렬한 자아비판에 빠졌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좀 정신차리고 후에 따로 써야할 것 같다.
622. <
입법평가7, 법경제학 연구-핵심이론과 사례분석->, 김일중, 한국법제연구원 08/10/08
법제연구원 홈페이지에서는 회원 가입만 하면 분기마다 새로 나오는 입법평가 연구보고서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그 논문의 질이 일견하고도 곱씹을 만큼 훌륭하여 정기적으로 방문하게 된다(결국 나중에 교보에 주문해서 책을 지른다). 지금은 영미법을 강의하시는 당시 E모 여대 신모
지적재산권법 교수님과의 인연으로 지재법을 들이파다가(난 뭐 하나에 빠져서 올인하면 거의 뿌리까지 뽑고 돌아오는 듯 하다;) 그 근저가 저 유명한 시카고대의 반독점 포스너 교수의
법경제학에 이르렀음을 알고
대오각성, 작년에 읽으면서 뒤통수를 후려치는 강렬한 깨달음을 시사한 <
Economic Analysis of Law> 이후 국내외 각종 학회지를 꾸준히 챙겨보면서 미국에서 J.D. 과정을 밟으라던 교수님의 권유를 아직까지 완전히 떨치지 못하고 찌질대고 있다.
법경제학은 법해석학 쪽에서는 공부를 진짜 많이 한 짬뽕이 아니고는 제대로 하기 힘든
넘사벽으로, 경제학쪽에서는 재정학이나 정책학으로 빠지면 되었지 법경제학이라니 그건 또 무슨
듣보잡 취급 비슷한 걸 하기 십상인 학문인 것이, 우리나라에선
법경제학회도 2000년 이후 들어 최근래에 생성된 그야말로 신생학문인데다, 법학 또는 경제학 어디 한 쪽에 끼기도 입장이 애매한지라 좀 은따 가까운 취급을 받는 듯 하다(그래서 좋아하는 지도?).
저자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일중씨는 이미 여러 법경제학과 관련된 논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계신 분인데(재밌는 논문이 많다),
이 법경제학 연구에선 1) 법경제학일반론, 2) Coase Theorem에 의한 재산권 최적 설정 사례분석, 3) 재산권 최적 보호방식, 4) 법체계 최적구조와 법집행 효과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소개한다. ...사실 코즈정리 없으면 죽도밥도 없다능을 천명하고 있는 듯 하여 좀 슬펐다.
623. <
우리의 서양미술사 개론서 어떻게 가능한가>, 이은기, 미술사학 제 19호 08/10/10
이 글은 오로지
이 글을 쓰기 위해 봤다. ... 돈 주고 보려면 4,500원이나 줘야하더라. 학교에 몸을 담고 있으면 적어도 이런데 돈 나갈 일은 없다고 위안 삼고 있다.
624. <
특허법률용어 영한사전>, 안대진, 한국특허정보원 08/10/11
한동안 밀어두었다가 622번의 책을 보게 된 김에 쌓아둔
IPR관련 국외 논문을 번역한답시고 다시 꺼내든 내사랑 사전. 미술은 디자인보호법 쪽이나 저작권 쪽만 관련있지 특허나 실용신안 쪽은 "
그리고 펩시나 마시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니킥 드롭킥 콤보와
스크류 드라이버 맞을 내용들이 많음을 내 꼭 만천하에 밝히고 말리라! ...라는 원대한 포부와 함께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모르리라(쿨럭).
한국특허정보원은 국내 특허 를 검색할 수 있어서 종종 가지만 진짜 괜찮은 자료는
WIPO에 있다. 지재법에 속지주의가 없었다면 한국은 어찌 되었을까? 그리고
한국지식재산연구원같은데서도 느끼지만
지적재산권 관련 분야도 앞길이 구만리같다. 같은 지적재산권으로 분류하면서도
Patent제도나
Copyright제도는 그 근원부터가 달라서 거의 뭐 따로 놀고 있고, IPR용어 자체도 정부에서는 '지식재산권'이라고 쓰고 정부를 제외한 모든 단체는-_- '지적재산권'이라고 쓰는 등 뭐 제대로 정비된 것이 거의 없는 듯. 지재법 관련 법안은 이제 좀 익숙해졌다 싶으면 다 뜯어고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그런 거라고 이해는 하고 싶은데 다시 외워야 하는 입장에서는 짜증나기 그지없다. 그러고보니 좀 새는 이야기이지만 고시계에서 헌법개정한다 안한다 말이 많던데 그것 마저 바뀌면 난 어찌해야하는건가orz
625. <
The National Gallery in London and Kenneth Clark>, 전동호, 서양미술사학회 논문 29집 p191-222 (32p) 08/10/12
19세기 초반 영국의 미술계를 좀 알아볼 사정이 생겨서 읽어봄. 훌륭했음. 특히 미술관 설립 및 운영과 관련된 뒷배경과 정치암투에 관한 사실관계가 여과없이 서술되어 있고 인물평 또한 지극히 모범적이어서 신뢰할 수 있는 글이었음. 미술은 돈 많은 짬뽕들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여 가슴이 시렸습.
626. <
Les Vampires de France: Un Supplément pour le Monde des Ténébres>, Par Fabrice Colin 外,
MONDE DES TENEBRES 08/10/13
...아는 사람은 한 번에 알아보리. 저것이
TRPG Rulebook임을orz 그리고 아는 자 경악하리. 저것이 프랑스어판임을!!! 영어도후달리는데 프랑스어판이라 겁내 어려웠다.
르 몽드도 피눈물 뿌리고 윌파워 까면서 간신히 읽는 판국에 굳이 저 룰북을 읽어재낀 것은 그 새벽에
이런 것을 지른 지라 오랜만에 게임 룰 좀 볼 겸 안 되는 프랑스어 Linguistics 도트 좀 찍어볼 겸 겸사겸사 읽은 것인데 다 읽고 나니 아침 해가 밝아왔다(...). 그래도 좋았으니 난 TRPG 덕후 맞는 듯.
627. <
경제학의 기본원리>, 박우희, 서울대학교출판부 08/10/14-15
은퇴한지 좀 되신 분인데 내가 2005년판을 지르고 작년엔가 2007년판이 다시 나왔다길래 언젠가 한 번 봐야지 했다가 이 때 구해서 읽어봤음. 2005년판이랑 차이가 많이 나진 않으니 기존 소장자는 또 구매하지 않아도 될 듯. 난 이 분하면
기술경제학이랑
경제철학이 퍼뜩 떠오르는데 이 외에도 이 분은 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학문오덕이심. 오오 찬양하라 진정한 학문오덕. 따르라 따르라 위대한 선비정신. 개인적으론 미거시 보면서
뭥미?하던 부분의 해답을 이 분 책에서 찾은 것이 많은데 그 지식의 광범위함이 우주를 초월하는지라(...) 매우 존경하는 학자임.
628. <
ON HISTORICAL ASTROLOGY: KITAB AL-MILAL WA-D-DUWAL>, ABU MASAR, BRILL LEIDEN BOSTON KOLN, 08/10/19-(꼐속)
이슬람어->영어로 번역된 것을 한국어로 번역중. 내가 이슬람어를 할 줄 알았다면 좋았겠으나 불행하게도 글자를 따라 쓰고 음가대로 읽는 법 밖에 모름. 620페이지의 압박으로 절반 310페이지를 보는데 현재까지 110p 번역했다...라지만 이거야 원 발로 번역한 듯. 주위에 영어 잘하고 번역 잘하고 한국어 잘 쓰는 사람들 많은데 또 비교하려니까 슬퍼진다(흑흑) 하지만 모임이라던가 밖에 나간다던가 할 사치와도 같은 시간도 없고 스터디하려고 해도 내 사정에 맞춰 받아줄 곳 없으니orz 혼자 공부할 수밖에, 어머니!lol 그나저나 책의 내용이 오나전 훈늉한지라 읽을 때마다 입을 떡떡 벌리며 읽고 있음. 한 10년 꾸준히 공부하면 뭐 좀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보임. 요새는 나중에 내가 한 말이나 남긴 주장 보고 비웃거나 자괴감 빡셀까 두려워 엇다 아무말도 못하겠음prz 일단 꼐속 구석에 짱 처박혀서 조용히 공부나 해야할 듯.
629. <
미술해부학과 드로잉>, Victor Perard, 도서출판 이종 08/10/28
뭣 좀 그려야 해서 주워 보았음. 이런거 볼 때마다 느끼지만 난 생물학 공부 했어야 함. 뼈 알고 주요 근육 위치 알면 다임?
630. <
Twilight>, Stephenie Meyer, Little, Brown and Company 08/10/30
누군가의 추천을 받고 읽기는 읽어야 해서 사놓았다가 이용씨 노래 들으며(...) 새벽을 불사르고자 마음먹었으나...한줄 감상은 돈 아까웠노라. 그것도 무지. 3/4를 읽을 때까지 아무 갈등없이 닭털만 날리는 커플은 처음봤다. 남주가 어찌나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라능 위험한 짐승이라능을 외쳐대는지 님 쿨데레? 츤데레? 그래서 어쩌라능?을 외치며 몇 번이고 책을 집어 던졌다가 받는 행위가 반복되었다.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강권한다.
내 책 니가 사라.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장면은 이 부분. 어린 것들이 19금으로 놀더라.
"You know how everyone enjoys different flavors?" he began. "Some people love chocolate ice cream, others prefer strawberry?"
I nodded.
"Sorry about the food analogy ㅡ I couldn't think of another way to explain."
I smiled. He smiled ruefully back.
"You see, every person smells different, has a different essence. If you locked an alcoholic in a room full of stale beer, he'd gladly drink it. But he could resist, if he wished to, if he were a recovering alcoholic. Now let's say you placed in that room a glass of hundred-year-old brandy, the rarest, finest cognac ㅡ and filled the room with its warm aroma ㅡ how do you think he would fare then?"
We sat silently, looking into each other's eyes ㅡ trying to read each other's thoughts.
He broke the silence first.
"Maybe that's not the right comparison. Maybe it would be too easy to turn down the brandy. Perhaps I should have made our alcoholic aheroin addict instead."
"So what you're saying is, I'm your brand of heroin?" I teased, trying to lighten the mood.
- TWILIGHT 16. CARLISLE, p. 267
Food analogy하면 19금을 떠올리는 나는 이미 갱생의 여지가 없는 것인가orz
갈수록 내 독서일지는 나의 매우 편향된 관심분야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orz 골고루 따위 내 알바가 아닌 것일까;
대니얼길버트,
아보카도,
가십,
논쟁,
경제학의향연,
폴크루그먼,
CrisisonWallStreet,
법경제학,
법경제이론,
지적재산권,
CoaseTheorem,
특허법률용어,
TRPG,
박우희